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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 '괴물' 리뷰 – 일본 사회를 비추다

by 팁팩토리 2025. 3. 14.

영화 "괴물" 영화포스터

 

 

고레에다 히로카즈 '괴물' 리뷰 – 일본 사회를 비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怪物, Monster)"(2023)은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다. 이 영화는 인간관계의 미묘한 균열, 사회적 편견, 그리고 우리가 쉽게 놓치는 진실의 다층성을 탐구한다. 섬세한 연출과 강렬한 서사를 통해, ‘괴물’이라는 단어가 단순히 어떤 존재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낸 사회적 구조 속에서 어떻게 탄생하는지를 조명한다. 아이들의 순수한 시선과 어른들의 왜곡된 시각이 충돌하는 순간, 관객은 ‘진짜 괴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 영화 "괴물(2023)" 간단한 줄거리

싱글맘 무구미(안도 벚꽃)는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와 단둘이 살고 있다. 어느 날 미나토가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하고, 몸에 상처까지 발견되자, 무구미는 학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의심한다.

담임교사 호리(나가야마 에이지)가 아들을 학대했다고 믿은 무구미는 학교에 강하게 항의하지만, 학교 측은 문제를 축소하려 한다. 그러나 영화는 단순한 '학폭 사건'을 다루는 것이 아니다.

이야기는 같은 사건을 세 가지 다른 시선(어머니, 교사, 아이들)으로 보여주며, 관객이 쉽게 판단할 수 없도록 만든다. 진실이 드러나면서, 우리는 ‘괴물’이라는 단어의 진짜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마지막까지 강렬한 여운을 남기는 이 작품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과 깊은 메시지가 돋보이는 걸작이다.

 

 

 

1. '괴물'의 스토리 – 단순하지만 강렬한 내러티브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작품은 언제나 인간 중심의 섬세한 드라마로 유명하다. "괴물" 역시 그 스타일을 이어가지만, 이번에는 일본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더욱 깊이 파고든다.

이야기는 싱글맘 무구미(안도 벚꽃)와 그녀의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어느 날, 미나토가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하고, 무구미는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문제가 있었음을 감지한다. 그녀는 담임교사 호리(나가야마 에이지)가 아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고 믿고 학교에 항의하지만, 학교 측은 이를 애매하게 넘기려 한다.

그러나 영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고레에다는 동일한 사건을 세 가지 관점에서 반복해서 보여주는 독특한 구조를 선택했다.

  • 어머니의 시선 – 피해자의 가족이 보는 진실
  • 교사의 시선 – 가해자로 몰린 자가 보는 진실
  • 아이들의 시선 – 진짜 당사자들이 경험한 진실

이렇게 한 사건이 각기 다른 시선으로 다시 해석되면서, 관객은 ‘괴물’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2.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연출 –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담아내다

고레에다는 늘 인간 내면의 깊은 감정을 건드리는 데 탁월한 감독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는 극적이거나 과장된 연출 없이도 관객의 감정을 송두리째 흔드는 방식을 보여준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카메라의 움직임과 조명이다.

  • 초반부에서 미나토의 어머니 무구미가 학교에 항의하는 장면에서는 불안정한 핸드헬드 카메라를 사용하여 그녀의 감정적 동요를 강조한다.
  • 반면, 영화 후반부에서 아이들의 시선으로 사건이 다시 펼쳐질 때는 부드러운 롱테이크와 따뜻한 색감이 사용되어, 관객이 아이들의 감정을 보다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다.
  • 마지막 장면, 비 내리는 강가에서 펼쳐지는 미나토와 유우의 장면은 거의 시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이 영화가 단순한 사회 비판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사랑과 이해에 대한 이야기임을 깨닫게 만든다.

 

3. 배우들의 연기 – 아이들의 눈빛만으로도 모든 것이 전해진다

이 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요소 중 하나는 아역 배우들의 연기다.

  • 미나토 역의 쿠로카와 소야 내면의 아픔과 분노를 최소한의 대사로 전달하는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다.
  • 유우 역의 히이라기 히나타는 더욱 놀랍다. 그는 말보다 눈빛과 몸짓만으로도 관객의 심장을 울리는 감정을 표현해낸다.

또한, 안도 벚꽃(미나토의 어머니)은 억눌린 감정 속에서도 자식을 지키려는 강한 모성애를 보여주며, 나가야마 에이지(담임교사 호리)는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가해자’라는 선입견을 뒤집는 연기를 선보인다.

이 영화가 단순한 ‘사회 비판 영화’에서 그치지 않고 감정적으로도 깊이 와닿는 이유는 바로 배우들의 이 같은 연기력 덕분이다.

 

 

4. ‘괴물’이 던지는 질문 – 진짜 괴물은 누구인가?

영화가 끝난 후, 관객은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 우리는 쉽게 누군가를 ‘가해자’로 몰아가지는 않는가?
  • 사회는 어린아이들에게 얼마나 폭력적인 공간인가?
  • 우리의 시선은 과연 객관적인가, 아니면 필연적으로 왜곡되는가?

"괴물"은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다. 이 영화는 현대 사회가 가진 문제점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면서도, 단순히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각자의 자리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결론 –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필모그래피를 완성하는 걸작

"괴물(2023)"은 그저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영화’가 아니다. 이는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들이 얼마나 쉽게 왜곡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고레에다는 이번 영화에서 기존의 휴먼 드라마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더욱 사회적인 문제를 깊이 파고드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작품이 가진 따뜻함과 인간애는 사라지지 않았다.

이 영화는 단순히 ‘잘 만든 영화’가 아니라, 보고 나면 생각이 많아지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영화다. 그리고 그런 영화는 흔치 않다.

 

 

🔥 추천 여부: ★★★★★ (5/5)

🎭 장르: 드라마, 미스터리
🎬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 개봉: 2023년 6월 2일 (일본)